전기차는 주행 중 탄소 배출이 없기 때문에 ‘친환경 자동차’로 불립니다. 하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고, 배터리 제조에도 환경적 부담이 있다는 점에서 진짜로 친환경적인지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특히, 전기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은 얼마나 효과적인지 등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전기차의 효율성과 친환경성, 전기 생산의 탄소 배출 문제, 그리고 CCS 기술의 한계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전기차 vs 가솔린차: 에너지 효율과 탄소 배출 비교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라고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주행 중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력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고려하면 정말 친환경적일까요?
전기차와 가솔린차의 에너지 변환 효율
자동차의 연료가 실제로 동력으로 변환되는 효율을 비교해 보면, 전기차가 가솔린차보다 더 높은 효율을 보입니다.
- 가솔린차: 엔진에서 연료를 연소하여 동력을 얻는 과정에서 열 손실이 발생하며, 전체 에너지의 30~40%만 실제 구동에 사용됩니다.
-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을 모터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85~90%의 효율을 보이며, 가솔린차보다 훨씬 높은 에너지 활용도를 가집니다.
즉, 같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했을 때, 전기차가 가솔린차보다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것은 전기를 어떻게 생산했느냐입니다.
전기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
전 세계적으로 전기 생산은 아직도 화석연료(석탄, 천연가스 등)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 석탄 발전소: 1kWh당 약 900g의 CO₂ 배출
- 천연가스 발전소: 1kWh당 약 400g의 CO₂ 배출
- 원자력/재생에너지 발전: 거의 0g의 CO₂ 배출
즉, 전기차가 친환경적인지는 ‘어떤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전기 생산의 탄소 배출 문제: 어떻게 해결할까?
전기차가 널리 보급되려면,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1) 신재생 에너지 확대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태양광, 풍력, 수력, 원자력 같은 저탄소 에너지원의 비중을 높이는 것입니다.
- 2023년 기준,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30% 내외입니다.
- 정부 및 기업들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를 확대하며, 장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는 날씨나 계절에 영향을 받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이 개발되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한 전력 저장 기술도 연구 중입니다.
2)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도입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단기간에 전력 생산을 모두 대체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는 방법도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기술이 탄소 포집 및 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입니다.
3. CCS 기술: 탄소를 포집하고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을까?
1) 탄소 활용(CCU: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 합성연료(e-Fuel) 생산: CO₂와 수소(H₂)를 결합해 친환경 연료로 활용
- 건축 자재로 사용: CO₂를 탄산칼슘(CaCO₃) 형태로 변환해 콘크리트 제조
- 드라이아이스 제조: 포집한 CO₂를 냉각해 드라이아이스로 활용
하지만, 이 방법은 CO₂가 결국 다시 대기로 배출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2) 탄소 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 폐유전, 폐가스전에 저장: 석유·가스를 채굴한 후 빈 공간에 CO₂ 주입
- 지하 염수층에 저장: 깊은 지하의 염수층에 CO₂를 녹여서 저장
- 광물화(Mineralization) 저장: CO₂를 암석과 반응시켜 탄산염 광물로 변환
현재 CCS 기술은 이론적으로는 안전하지만, 비용이 높고 장기적인 안정성이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4. CCS 저장소는 지진이 발생해도 안전할까?
탄소를 지하에 저장하는 방식은 효과적이지만,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CO₂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CCS 저장소의 안전 대책
- 지질학적으로 안정한 지역을 선정 → 균열 가능성이 적은 곳에 저장
- 다중 밀폐층을 활용해 누출 방지 → 두꺼운 점토층, 셰일층이 뚜껑 역할
-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 저장소 내부 압력과 지반 변화를 지속적으로 감시
하지만 강한 지진(규모 6~7 이상)이 발생하면, 저장소 지층이 변형될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CO₂가 새어 나올 위험이 있습니다.
결론: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려면, 전력 생산과 탄소 저장까지 고려해야 한다
전기차는 주행 중 탄소 배출이 없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지만, 전력 생산과 배터리 제조 과정까지 고려하면 무조건 친환경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전기차의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
- 신재생 에너지 확대
- 에너지 저장 기술(ESS) 발전
-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개선
- 지진에 대비한 CCS 저장소 안전성 강화
따라서 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 이동 수단이 되려면, 전력 생산부터 탄소 배출 저감까지 모든 과정이 최적화되어야 합니다.